신경현 / 1973년생 / 공공운수노조 대경지부 조직부장 


어디로 가야 하나, 사드는

신경현 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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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야 하나, 사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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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는 미국으로 평화는 성주로

가기는 갈 수 있는 걸까

왔으니 갈 방법도 있겠지만

가면 어디로 가는 걸까

사드는

듣도 보도 못한 사드는

왔던 그 길로

다시, 미국으로 가면 되는걸까

미국의 노동자들은

미국의 빈민들은

미국의 불법체류자들은

미국의 노숙자들은

돌아온 사드 앞에서

과연 안전할 수 있을까

평화는 오직

한국에서만 성립가능한 걸까

미국에서 왔으니 미국으로 돌아가라

이 단순명쾌한 논리는

어쩌면 정답이 아닐수도 있겠네

평화가 성주에 깃드는 건

아주 아주 당연하고 다행스럽겠지만

날아든 포탄에 집들이 부서지고

부서진 집들 사이로 아이들의 팔다리가 잘려나가는

싸늘하게 죽어간 아이들을 들처업고

눈물흘리는 모습을 무기력하게 보아야 한다는 것은

실은, 사드가

노동자와 빈민들과 노숙자와 불법체류자와 가난한 모든 미국 민중들에게도

참외농사를 짓는 성주 농민들에게도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성주의 아이들에게도

깊은 강물소리처럼 큰 눈으로 고향을 지켜온 성주의 할매 할배들에게도

아무 쓸모없다는 걸

한 목소리로 외쳐야 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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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박상화
사드는 전쟁무기가 아니다. 적을 살상하려는 무기가 아니라, 적을 핑게로 내 발밑의 노예들을 살상하는 자본주의가 사드다. 그건 무기가 아니라, 무기상들의 상품이다. 그러니 경현의 관찰처럼 그 어디에도 사드는 가면 안된다.

미국엔 이미 사드가 있다. 사드는 전세계 자본제국주의의 땅이면 어디든 있다. 세월호를 침몰시킨 것도 사드다. 사드라는 허울을 쓴 자본주의다. 그것이 이 땅, 저 작은 마을 성주까지 기어들어간 것이다. 세월호를 침몰시킨 것처럼 성주를 침몰시키고, 성주의 할머니들을, 할머니의 품을 침몰시키러 온 것이다. 사드의 적은 할머니의 따스한 품이다. 자본주의가 뚫고 들어갈 수 없는 곳을 뚫고 들어가려 하는 것이다.

결국은 뚤릴 것이라 한다. 헬기로 실어 날라 안착시킬 것이라 한다. 그러나 사드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할머니들이 저녁마다 소성리 마을회관에 모여 무엇을 하고 있는가. 사드와 싸우고 있는 것이다. 사드라는 자본의 탑이 골프장부지에 세워지는 동안, 그 현실적 탑의 직립을 막을 수는 없지만, 할머니들의 마음속에선 동시에 사드탑이 허물어 지고 잇는 것이다. 자본의 공든 탑이 무너지고 잇는 것이다. 그것이 인간의 자존이고, 그것이 자본주의가 대항하는 인간을 즈려밟지 못하는 마지노선이다. 모두의 마음. 그런 것이 잇다. 세월호를 들어올린 촛불과 모두의 마음처럼 사드도 모두의 마음으로 내쳐질 것이다. 거기 골프장부지에 유령같은 탑이 서있든 말든.

혹은 중국과의 외교마찰과 그 사이에 고통받는 한반도의 사람들을 우려하지만, 외교마찰도 자본주의의 헐리웃 액션일뿐, 어느 땅이든 이미 자본의 외교마찰에 끼여 신음하고 잇음을 보면, 외교마찰이 중요한게 아니다. 어차피 신음하는 민중이다. 다만 사드라는 상징으로 저항하고 있는 시간만이 살아있는 시간이다. 할머니들의 마음속에서 하룻저녁에도 수십번씩 무너지는 사드를 보는 것은 자본에 대항하는 살아잇는 인간의 모습, 아직 포기하지 않은 인간의 의지이다. 

그게 뭐.. 결국 사드는 세워지고 할머니는 쫒겨날 텐데. 그냥 정신승리하는 거 아니냐. 하는 이도 있겠지만, 그냥 정신승리가 아니다. 위안부할머니나 밀양할머니의 투쟁이 그냥 정신승리겠는가. 엄연히 역사에 기록으로 남는 승리다. 대등한 힘으로 싸워 이기는 것만이 승리가 아니다. 짓밟히는 자가 끝끝내 짓 밟히지 않는 것, 피투성이로 얻어 터지면서도 순종하는 개가 되지 않는 것, 그것도 승리다. 그 싸움은 힘의 싸움이 아니라, 복종과 불복종의 싸움인 것이다. 스스로 엎드리고 꼬리를 흔들면서 현실적으로 무력이 부족함을 탄식하고 후일을 기약하는 자와 죽어도 스스로 엎드리지 않고 무력이 부족하지만 굴복하지 않겠다는 자, 자본이 볼때 어느쪽이 힘겨운 싸움이겟는가.

할머니들의 모든 할머니들의 불복종을, 불요불굴의 정신을, 스스로 무덤을 파고 드러눕는 저항정신의 최고봉을 경탄하며, 경탄하며, 경탄한다.

(아참, 나 두가지 일을 하느라 당분간 잘 못들어 오고, 답글 잘 못남긴다. 오전에 식당에서 설겆이 하고, 저녁엔 가게에서 담배 판다. 하루 열두시간 노동이라 몸이 바쁘다. 그리 알고.. 짬짬이 댓글 다마. 시 열심히 쓰고, 생각도 자꾸 벼려라. 생각의 날을 벼려야 시가 힘이 세진다. 너는 이미 시를 포획하였으니 더 단단해 지기를 바란다. 건강하고. )
신경현
아이고..참말로 빡세네요ㅠ사는게 그리 힘든데 뭘 그런 신경까지 씁니까?일 마치고 힘들낀데 이리 댓글로 응원과 격려해주시 고마울따름입니다.언제쯤 쉬엄쉬엄 살 수 있을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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