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현 / 1973년생 / 공공운수노조 대경지부 조직부장 


백발마녀

신경현 1 1,138

​​

백발마녀

-대구 장애인차별철폐 연대 박명애 대표님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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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걷기, 아니 느릴 수 밖에 없는

세상의 속도를 따라 잡을 수 없는

둥굴지 못한 세상의 모든 턱 앞에서

강제로 멈춰선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모든 잘못을 덮어쓰고

유폐된 채

46년을 방안에서 보낸

시공간을 뛰어넘는 절대무공의 경지로 타오르다

어긋난 사랑에 빠져 처연히 하얀 백발로

은둔을 살았던 임청하처럼,살뻔했던

만만하게 버림받고

만만하게 마녀로 지목되어

불구덩이 속으로 던져졌던

여린 중세의 여자들처럼, 살뻔했던

차별과 배제와 소외와 혐오의

과거와

불안과 절망과 기약없이 살아야 할 미래가

두렵고 슬프지만

낮은 곳으로 흐르는

세상 모든 것들을 호명하며

장애인차별철폐투쟁

단 한 문장으로 완성된

 

*백발마녀는 박명애대표의 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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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박상화
왜 연을 나눠주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만, 몸을 기점으로 확연히 4개의 연으로 나뉜다.

1연은 장애인임을, 2연은 백발인 주인공의 별명을 영화에 빗대 은둔을 강요하는 장애인의 삶을, 3연은 중세의 마녀사냥에 현실 장애인의 삶을 빗대 사실상 쫓기고 버려지며 사냥당하다시피하는 장애인의 현실을, 4연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극복하고 일어선 주인공의 자존감을 보여준다.

독자의 시선을 끌고가면서 주인공을 잘 드러내주었다. 마무리도 깔끔하고 몸으로 선언되는 주인공의 삶이 명료하고 지난함을 다 가졌다. 시가 잘 되었다.

한가지 보태자면, 1연에서 들어가는 부분이 다소 번잡하다. 장애인임을 설명하기 위해 꾸미는 글이 너무 많아서 이다. 끊어읽을 지점이 명료하지 않다. 몸 하나를 꾸미는 ㄴ으로 끝나는 문장이 4개나 되는데 각 ㄴ문장에 또 꾸미는 언급들이 들어가 있어 복잡하다. 좀 정리를 해 주면 깨끗하게 시에 들어갈 수 잇을 것이라 생각한다.

느리게 걷기, 아니 느릴 수 밖에 없는 -> 느릴 수 밖에 없는
세상의 속도를 따라 잡을 수 없는 -> 세상의 속도를 따라 잡을 수 없는
둥굴지 못한 세상의 모든 턱 앞에서-> 모든 턱 앞에서 강제로 멈춰선
(앞 두줄이 ㄴ으로 끝났으므로 이 줄도 끊는 호흡으로 끝나면 자연스럽다)
강제로 멈춰선 -> (윗줄로 붙임)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모든 잘못을 덮어쓰고 -> 모든 죄를 덮어쓰고 (잘못이라기 보다 죄라하여 다음 연(백발마녀/마녀사냥)에 대한 암시를 만드는 것이 통일성있어 보인다)
유폐된 채
46년을 방안에서 보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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