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현 / 1973년생 / 공공운수노조 대경지부 조직부장 


불편해야 파업이다

신경현 0 903
불편해야 파업이다

불편해야 파업이다
밤낮으로 쿵쿵 되던 프레스도
낮밤으로 돌아가던 컨베이어 벨트도
작업등 불빛 아래 야간 노동도
멀고 먼 길을 달려오고 달려가던 기차도
아무렇게나 쳐박혀 청소를 하던 청소노동자도
한 순간, 세상을 불편하게 만들기 위해
손을 놓는다
불편을 용납하지 않는 세상의 논리
끊임없이 생산이 이어지고
변함없이 이윤이 보장되지 않으면
담배 한 대 피울 시간도
잠깐 하품 하며 기지개를 펴는 시간도
눈을 들어 잠시 먼 산을 보는 시간도
동료의 처진 어깨를 바라보는 쓸쓸한 시간도
성과에 따라 누군가를 밟고 가는 것이 정당한가
의심하고 고민하는 시간도
모두 불법이다
불편을 조장하는 모든 파업은
다시 한번
체제전복의 심각한 불법이다
그러나
다시 한번,
불편해야 파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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