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현 / 1973년생 / 공공운수노조 대경지부 조직부장
사는게 무섭다
<?xml:namespace prefix = o />
사는게 무섭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도
일어나 출근 하는 것도
출근길 버스 차창에 지친 얼굴로
졸고 있는 사람들을 볼때도
나는 무섭다
앉을수 있는 의자 하나 없는
나는
공장 문을 들어설 때도
작업복을 갈아입을 때도
독촉장처럼 쌓여있는 작업량 앞에서도
점심시간, 허겁지겁 먹고 담배 하나 피울때도
나는 무섭다
*간절한 마음으로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데
도와 줄 우주 하나 없는 나는
온 우주가 무섭다
막소주집에서 술을 마실때도
집으로 돌아가는 처진 어깨의 퇴근길도
오지 않는 잠을 불러내려 안간힘을 쓸때도
나는
사는게 무섭다
*박모씨의 유명한 말
그는 겸허를 알며, 떄론 좀 나대도 괜찮다는 것도 안다.
무서운 것, 기쁜 것은 잠깐 지나가는 감정일 뿐이며, 중요한 건 그 감정을 담아내는 '나'라는 것도 안다.
좀 무서워도 괜찮다. 무섭다고 하는 사람은 그러나 그 무서움이 깊숙이 빠질 늪이어선 안된다는 것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