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현 / 1973년생 / 공공운수노조 대경지부 조직부장 


내일

신경현 0 791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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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건 다 그렇고 그런건가

어두운 얼굴로 돌아눕는 밤이 오면

골목길 끝 껑충하게 서있던 외등外燈

깜빡, 불빛이 들어오고

한숨이 묻어나는 누군가의 손을 잡으며

살아야겠다, 다짐을 하던 목소리들이

끝내

부서진 채 뿌옇게 흩어지네

땅 속 깊이 뿌리를 내려

삼동三冬의 겨울을 이겨내고

가지를 뻗어 무성한 그늘을 만들어

삼복三伏의 여름을 이겨내고 싶었네

지나가고 지나오던 길, 곳곳에

흔들리나 꺾이지 않는 갈대같은 마음 하나 심어놓고

선한 눈빛으로 찾아오는 바람을 맞고 싶었네

헤어지고 만나고 웃고 떠들던 시간들이 만들어 놓은

켜켜히 쌓인 삶의 퇴적층을 얼굴에 새기고

걸어가고 싶었네

부정하지도 외면하지도 않으면서

사는게 다 그렇고 그런가보다

고요히 저물어 가는 강물처럼

내일을

살고 싶었네,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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