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현 / 1973년생 / 공공운수노조 대경지부 조직부장 


목련

신경현 0 735

​​목련

 

어쩌자고 나는
눈 덮힌 설산을 떠올렸을까
바람을 따라 북상하는 꽃 소식을 보다가
멀리 보이지 않는 이름들을 먼저
생각했던 나는,
어쩌자고
눈 덮힌 설산의 외딴집을 떠올렸을까
그 외딴집, 밤새 기침소리가 들리는
낡은 문틈사이로 우풍이 몰아치는
흐릿하게 불 밝힌 정지가 우두커니 있는
그 외롭고 쓸쓸한 집이
불쑥, 들어왔을까
고개를 들어도 하늘이 보이지 않는
계절을 건너가는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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