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현 / 1973년생 / 공공운수노조 대경지부 조직부장 


운다

신경현 0 1,021
운다
-노금호 동지에게

운다
그가 운다
손수건이 없어
옷깃으로 눈물을 딲으면서
그가 운다
우연히 옆에 있던 나는
부러 담배를 피우는것 밖에 할게 없었다
휴지라도 건네고 싶엇으나
그의 눈물은
휴지 한 장으로도
뻔한 위로의 말로도
절대 딲을 수도
멈출수도 없었기에
나는 별수 없이
푹푹 뻑뻑
담배 연기만 내뱉을 뿐이었다
농성장 구석에서도 그는
울었을것이다
지체장애 발달장애 시설에 갇힌 장애인들을 생각하며
시설 밖으로 세상 속으로 탈출하고 싶었던
장애인들을 생각하며
전동휠체어에 앉아
검은 뿔테 안경 너머 
자꾸 뿌옇게 흐려지는
세상을 바라보며
언제 끝날지 알수 없는 농성장에서
아마
몇번은 울었을것이다
운다
그가 운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를 위해 한번도 울어준 적 없던
나는
괜시리 담배만 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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