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현 / 1973년생 / 공공운수노조 대경지부 조직부장
불편한 말
-4,20 장애인차별철폐 투쟁 대구 시청 앞 농성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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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구멍을 타고 올라온
메마른 혓바닥을 걸어온
어렵게 입술을 넘어온
세상 밖으로 삐져 나온
무릎이 꺾이고 손목이 꺾인
입이 돌아가고 손가락이 휘어진
그 모든 말
어두운 내 귓 속을 헤메다
길을 잃었네
평생을 갇혀 지냈던 말
어떻게 계절이 돌아오는지
설명 할 수 있는 방법을 몰랐던
말
한 마디 하는데
한 생을 걸어야 할 만큼
절실했던
불쌍해지고 싶지 않았으나
불쌍해지도록 강요 받았던
말
불편함이 묻어나던
불편함이 죄가 되고 차별이 되고 배제가 되버린
말
내 귓속으로 올라오지 못하고
검고 울퉁불퉁한 길 위에
그대로 부서지고 흩어지고 마는
자본주의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느리고 느린
말
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