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현 / 1973년생 / 공공운수노조 대경지부 조직부장 


실패한 자의 집

신경현 3 1,430

실패한 자의 집

 

실패한 자의 집에

깜깜한 밤이 온다

깜깜한 밤이 와도

밝힐 불 하나 없어

담배 불 밝히는 실패한 자의 집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졸지에 실패한 자는

듣도 보도 못한 성공의 어머니가 되고

실패한 자가

라면을 끓이는 저녁

실패한 자의 깜깜한 밤이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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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박상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은 실패를 했지만, 경험이 있어서, 그 경험이 축적되면 결국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실패를 한자로 쓰면 잃고 패했다는 뜻인데, 긍정적으로 보면 잃고 패했을 지라도 경험을 하였으니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일 수 잇고, 부정적으로 보면 잃고 패함으로서 회복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니, 실패란 경우에 따라 달라지는 말이다. 또한, 성공과 실패가 한번에 올 수도 있다.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실패가 성공이 되기도 한다. 선과 악도 그렇고, 이렇게 경우에 따라 달라지는 말을 추상적인 언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소대장이 자기 임무를 완수했는데, 그 소대가 속한 중대는 궤멸했다고 치자. 소대장은 성공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패장이 된 것이다. 어떤 투수가 어깨가 망가져 회복불가능이라면, 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실패니 성공이니 하는 말들은 자기가 원하던 바를 이루었느냐 못이루었느냐의 차이이고, 남들의 평가에서 성공이라 할지라도 스스로는 실패가 될 수도 있고, 남들은 실패라 해도, 스스로는 성공이라 할 수도 있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건 객관적 결과가 아니고, 스스로의 마음이다. 실패란 끝난 일에 대한 평가일 뿐이고, 모두가 끝났다 실패했다라고 하더라도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는 아직 진행중이라고 하면 실패가 아니라 진행중인 것이다. 

이 시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없이 실패와 성공을 말하고 있으므로 어둡다. 실패와 성공을 평가할 가치기준이 제시되지 않았다. 그러나 시란 꼭 가치기준이나 이야기가 명료하게 제시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므로, 읽는 이에 따라 실패의 기준이 달라지고, 그 다른 기준으로 이 시를 읽겟다. 그러므로 실패하고 깜깜한 것은 잘 묘사되었으나, 시인이 말하고 싶은 바는 표현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한다. 그것을 꺼내어 놓아야 한다. 비릿하고 언급하기 싫은 이야기라도 그 사실성, 날것에서 공감이 커진다.

너무 답답하여, 대강 그정도로 시를 써 본 경험이 나도 있다. 그 안의 날것을 꺼내어 놓을 수가 없어서, 그러나 그렇게라도 적어두고 가야겟어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줄 알면서도 그렇게 적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시는 기본적으로 좌충우돌, 피튀기는 싸움의 기록이다. 토사물도 나오고 침도 흘리며 처참히 깨진 그 눈물을 기록하는 것이 삶을 대하는 시의 본령이 아니겠는가.. 사람의 살이는 기본적으로 더럽고 비리다. 깨끗할 수가 없다. 목숨은 더러운 것이다. 그 더러움을 꺼내 놓고 바로 볼때, 그것이 밀고 나가는 힘이 될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네 시의 막막함은 네 성질을 누르는 데 있는 것 같다. 현실에선 모든 것을 참고 타협해도, 시에선 그러지 말아야 한다. 발표를 안하면 된다. 성질대로 쓰고 또 쓰면서 그 토사물을 바라보면 다를 것이다. 그 힘을 감추지 마라. 넌 굉장히 힘이 센 사람이다. 어떤 기준을 그어놓고 그 힘을 감추고 덮는다. 그러면 사회살이는 그럭저럭 된다해도 네 안의 힘을 못이겨서 답답해진다. 화통한 사내가 참고 지내면 병이 된다. 그걸 자꾸 꺼내서 혼자서라도 보면서 찾아라. 그 쪽이 맞지 않겠나 싶은 생각을 한다. 시는 온 몸으로 밀고가는 것이란 말이 그런 말이다. 모든 너의 기준을 의심하고 부수어야 한다.

거지의 현실, 왕의 시- 장자가 그러한 사람이었다. 거지의 옷 속에 숨겨진 왕의 근육을 포기하지 마라. 나도 그러하려 애쓰는 것이나, 나는 근본이 유약한 사람이고, 너는 뼈가 다르다. 주변에 물어봐라.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네가 스스로 평가하는 것과는 다를 것이다. 

실패한 자의 깜깜한 밤이
저문다

저무는 깜깜한 밤을 호랑이 눈 부릅뜨고 쳐다 보는 것 같은 구절이다. 그 앞부분은 틀렸고, 남의 기준일 뿐이고, 실제로 네 마음이 바라보고 있는 지점, 이 시에서 살릴 부분은 마지막 이 두줄이다. 실패한 자가 무엇인지를 규정하고, 이 두줄을 다시 살려봐라. 이 두줄에 의하면 시인은 사실 실패하지 않았고, 아직 진행중이다. 그러므로 앞부분과 모순이다. 실패한 자라면 저무는 것도 보지 말아야 한다. 저무는 것을 보는 사람은 실패한 사람이 아니라 아직 진행중인 사람이 아니겠는가. 앞부분에 실패라고 선을 긋고 포장을 했지만 실제 속마음은 이 마지막 두줄에 들어 있었던 것이 아닌지 말이다.
김영철
꿈속에서 책임은 시작된다

상상력이 결여된 비 관용성

독불장군 같은 자아도취

찬탈 되어가는 경직의 시스템

중간 숙주를 바꿔 버리는 무지

죽여야만 책임을 다하는 관료들

깜깜한 밤은 오지만

길은 잠들지 않습니다
신경현
실패한 자의 깜깜한 밤이 저무는 모습을 오래 지켜 보고 살려보겠습니다.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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