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현 / 1973년생 / 공공운수노조 대경지부 조직부장
아이들
- 성주 사드 반대에 모인 아이들을 생각하며
교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아이들
까르르 돋아나는 웃음소리를 얼굴에 머금은 아이들
떡뽁이를 먹으러 가는 아이들
삼삼오오 모여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아이들
재미없는 수업을 들을 때
몇은 졸고 몇은 멍때리던 아이들
밤이 되어서야 야자 마치고 돌아가는 아이들
참외 하우스를 지날 때
엄마 아빠 얼굴을 떠올리는 아이들
별빛에 길을 물었던 시대를 모르는 아이들
몇 해 전,
바다 속으로 들어간 아이들을 생각하며
마음 한 켠 서늘한 바람을 응시하는 아이들
잊어버리지 말자고 하면서도
사실은, 그게 잘 안되는 어른들과 다른 아이들
길거리에 나붙은 현수막들
듣도 보도 못한 말들
텔레비전에 나온 모습들
불안한 공기와 웅성거림이
스멀 스멀 세어나오는 거리를
그러나 아이들,
주눅들지 않고 씩씩하게
굽힙없이 또렷하게
<?xml:namespace prefix = o />
잊어버리지 말자고 하면서도
사실은, 그게 잘 안되는 어른들과 다른 아이들
여기서도 의미는, '잊어버리지 말자고 하면서도 안되는 어른들, 그 어른들과는 다르게 잊어버리지 않는 아이들'이란 뜻인데,
잘못 읽으면 (어른들)과 (다른 아이들=성주 사드반대에 모인 아이들이 아닌 아이들)이 모두 잊어버리는 것이 될 수 있다.
잊어버리지 말자고 하면서도 사실은, 그게 잘 안되는 어른들과(는)
다른 아이들
이렇게 (는)을 넣어주던지, 아니면 달리 다시 표현해보는게 좋을 듯하다.
이 행이 마지막을 강조하는 기단 역할을 하는 행이라 의미의 명료함이 중요하다고 본다.
(아이들이 모르고 철없어 보여도 어른들과는 달라서 씩씩하게 사드반대에 참가한다는 요지이므로, 어른들은 잊어도 아이들이 잊지않는다는 것이 중요한 의미가 된다)
세어나오는 -> 새어 나오는
굽힙없이 -> 굽힘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