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현 / 1973년생 / 공공운수노조 대경지부 조직부장 


중년

신경현 2 1,355

​​

중년

   

먹하게 울었던 속울음이

항상 어깨위에 올려져 있는

멱살을 잡고 울분을 쏟기보다

바짓가랑이를 잡는 일이 잦아지는

쭈글쭈글한 피곤을 문신처럼 달고

살아가는

다들 별 말 없이 술잔 앞에서

고개만 주억거리는

슬펐던 이유가 셀 수 없이 많았던 날을 뒤로하고

살아야만 할 이유만 가득 쏟아내고 있는

누군들 가난을 들쳐업고 싶었을까만은

누군들 비겁과 타협을 친구 삼고 싶었을까만은

벌써, 와버렸네

흘러가는 달빛 아래

나부끼는 바람 속으로

와버렸네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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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박상화
인생이 초년-청년-중년-장년-말년이라면, 중년은 생의 한가운데다. 초년-청년은 모르고 가버렸다. 장년-말년이 남았다.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초년 청년의 꿈을 잃고, 기대와 다른 현실을 붙잡고 섰다.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아직도 반이나 남았다. 중년에 이르기까지의 경험은 이 삶이 이대로 끝나리라고 예측하지만, 당장 내일을 위한 기상대 슈퍼컴퓨터의 예측도 안맞는 판에 나머지 삶을 어떻게 확신할 것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와 버렸지만, 그 민낯을 대하는 숨결엔 축적된 뚝심이 있다. 청년은 새출발이라고들 한다. 중년도 그렇다. 나이란 그 무게를 이길 수 있는 힘이다. 사실은, 초년때도 청년때도 힘들었다. 이겨내고 나면 새롭게 다가오는 힘겨움이 있다. 이제 그런것들을 눈치채고 삶이 무언지 생각하게 될 나이가 된 것 뿐이다. 허무함조차 가는 길가에 핀 꽃이다. 남은 삶이 지나온 삶보다 길지도 모른다. 자기를 위해서만 살 수 밖에 없는 나이다. 다만 자기를 위한다는 게 뭔지 생각하며 가는 나이일뿐.

중년만이 갖게 되는 허전함이 잘 그려진 수작이다. 빼고 더할 것이 없다.
신경현
중년이란 단어에서 풍기는 쓸쓸함과 외로움 그리고 비루함이 중년을 슬프게 한다지만 정작 중년을 슬프게 하는 건 역시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안에 따른 공포가 더욱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개저씨로 대표되는 중년남성들의 행태 또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것도 사실입니다.중년이라하든 개저씨라 하든 저도 어느 순간 그 무리 속에 비루하게 살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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