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현 / 1973년생 / 공공운수노조 대경지부 조직부장 


윤웅태

신경현 0 771

​​윤웅태

 

20만원을 활동비로 받았다는

그의 마음은

어느 쪽으로 기울어졌을까

부서지던 파도소리 곁에 앉아

울고 싶었던 적은 없었을까

성명서를 꾹꾹 눌러 쓰다

너무 기가 막혀

찢어버린 적은 없었을까

잠시, 소주 잔 속에 풍덩 빠져

멀고 먼 안드로메다 성운까지

날아가고 싶었던 적은 없었을까

가난이 달라붙은 만덕동,

부서진 집들 사이를 거닐며

메마른 기침 토해낸 적 없었을까

사랑하던 여자는 없었을까

산복도로를 터벅터벅 걸어가면서

그녀의 마음 속으로 들어간 적은 없었을까

언젠가 왜 그리 얼굴이 탓냐고

선크림이라도 좀 바르고 다니라 했을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고 싶었던 적 없었을까

그 어깨에 기대어 듣고 싶었던 말,

왜 없었을까

윤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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