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현 / 1973년생 / 공공운수노조 대경지부 조직부장
윤웅태
20만원을 활동비로 받았다는
그의 마음은
어느 쪽으로 기울어졌을까
부서지던 파도소리 곁에 앉아
울고 싶었던 적은 없었을까
성명서를 꾹꾹 눌러 쓰다
너무 기가 막혀
찢어버린 적은 없었을까
잠시, 소주 잔 속에 풍덩 빠져
멀고 먼 안드로메다 성운까지
날아가고 싶었던 적은 없었을까
가난이 달라붙은 만덕동,
부서진 집들 사이를 거닐며
메마른 기침 토해낸 적 없었을까
사랑하던 여자는 없었을까
산복도로를 터벅터벅 걸어가면서
그녀의 마음 속으로 들어간 적은 없었을까
언젠가 왜 그리 얼굴이 탓냐고
선크림이라도 좀 바르고 다니라 했을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고 싶었던 적 없었을까
그 어깨에 기대어 듣고 싶었던 말,
왜 없었을까
윤웅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