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현 / 1973년생 / 공공운수노조 대경지부 조직부장 


처세술

신경현 0 777

​​처세술

 

공포로부터 배우자
두려움을 견디지 못한 말들은
쉽게 물 밑으로 가라앉는다
주위를 살피며 경계의 눈빛을
가진 말들만이
세상 틈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
단풍철이라고 산으로 올라가
애써 공포를 감추기 위해
세상을 내려다보는 건 무의미하다
공포를 만나면
그냥 공포와 한몸이 되어라
설명하려고도
확인하려고도 마라
덜덜거리며 이빨을 부딪혀도
거친 손바닥으로 눈물을 훔쳐도
아무 소용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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