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현 / 1973년생 / 공공운수노조 대경지부 조직부장
거기 있던 게 누구였던가
거기 있던 게 누구였던가
차오르던 달빛 아래
가만히 물소리가 들리던 곳
밤새 울던 개구리 소리
푸르게 젖어있던 곳
흙물 든 바지 둥둥 걷고
오며 가며 피를 뽑고 돌아서서
밥 냄새 달라붙은 집으로 향하던 곳
피고 지는 산 벚나무 가지
바람에 흔들리던 곳
이제는
흙먼지 이는 트럭들이 드나드는 곳
돌무더기 쌓아올려 축대를 세우고
평토작업 마친 곳 마다 적막만 감돌던 곳
들을 바라보던 주름진 눈빛,
한참을 서성이다 한숨 쉬며 돌아가는 곳
떠나간 물소리와 경운기 소리가
쉴 참에 마시던 막걸리병이 보이지 않는 곳
떠난 것들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곳
거기 원래부터 있었던 게 누구였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