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현 / 1973년생 / 공공운수노조 대경지부 조직부장 


좀약

신경현 0 988

좀약

 

어쩌자고 나는

폭염의 한 낮,

버스 정류장 한 켠

돈 만원도 안 될 것 같은

좀약을 내다 놓고

목이 빠져라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는

부자지간 인 듯한

저 풍경 앞을

지나쳐왔을까

이미,

좀약 따위론

눈물과 슬픔은 말릴 수 없는데

어쩌자고 나는

눈앞에 어른거리는

좀약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급기야

쏟아지기까지 하는 좀약을

잊지 못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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