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현 / 1973년생 / 공공운수노조 대경지부 조직부장
좀약
신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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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9 17:12
좀약
어쩌자고 나는
폭염의 한 낮,
버스 정류장 한 켠
돈 만원도 안 될 것 같은
좀약을 내다 놓고
목이 빠져라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는
부자지간 인 듯한
저 풍경 앞을
지나쳐왔을까
이미,
좀약 따위론
눈물과 슬픔은 말릴 수 없는데
어쩌자고 나는
눈앞에 어른거리는
좀약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급기야
쏟아지기까지 하는 좀약을
잊지 못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