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똥구멍 다 타버려라

붕어 3 1,065

성삼재 심원마을에 밤새 겨울이 왔나봐

길이 미끄러운 아현이는

학교를 오지 못하고

손님도 갈 수 없는 식당에서

내복바람에 신이 났겠지

흥부골 꼭대기집에서도 전화가 왔어

"눈이 많이 와서 못가겠어요.

오늘은 저랑 쉴게요."

책가방 구석에 집어 던져 놓고

아빠와 구들방 뒹굴고 있을 정현이

 

아이들도 없는 교실 창가

심야전기 온열기 위에서 슬슬 데워지는 생각

- 학교 못온 놈들...

   똥구멍이나 다 타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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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박상화
눈이 와서 학생이 학교에 못오게 되었다고 학부모로부터 전화를 받은 어느날,
눈이 와서 학교에 못가게 되고, 따끈한 구들장이 깔린 방에서 엄마, 아빠 품에 감싸 안기던 어린시절이 생각나신 모양입니다.
따뜻한 정경인데, 이제 도시의 아이들은 눈이 와서 학교를 못가는 일이 거의 없어졌을 겁니다. 따뜻한 유년의 추억을 한자락 잃어버린 셈입니다.
이런 정경을 아직 가진 지리산 흥부골 아래 학교가 있네요. 아마 이런 추억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눈이 차갑지 않고 따뜻한 것으로 오래 기억에 남는지 모르겠습니다.

시로서 말씀드리자면, 좀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얘기가 중복되고있고, 마음에 담은 걸 설명하자니, "눈​이란 것이 일방적이지 않아"같은 부분은 시선이 흩어지게 만드는 의미부여입니다. "눈이"라고만 해도 전달이 충분한 부분인데, 갑자기 '일방적이지 않"다는 의미가 떠오르면서 의미를 끼워 넣은 겁니다. 그러다보니, 눈을 도구로 사용하여 말하는 요지는 '따뜻한 품'인데, '눈이 꼭 춥고, 불편하고 그런 것만 있는게 아니고, 아이를 품에 돌려주는 역할도 한다'는 것과, '선생에게 빼앗긴 아이를 눈 덕에 돌려 받았다'는 이중의 의미를 가진 언급이 나옴으로써, 따뜻한 품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좋은 시상이 떠올라도 이것이 말하고자 하는 요지를 돕는 것인지, 훼방하는 것인지 항상 생각하여야 합니다. 훼방하는 것은 다른 시에 다시 써먹더라도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불알 축 늘어뜨리고'는 그렇게 될 만큼 따뜻한, 절절 끓는 아랫목을 이르는 말인데, 시가 정리가 되면 어색하지 않은 표현이 될 수 있으나, 지금의 흐름으로는 좀 어색한 느낌입니다. 기승전결이든, 사건-전개-발단-절정-결말이든, 사건을 덩어리로 묶어서 놓고 배치를 다시해 보시면 훨씬 좋은 시가 될 수 있습니다. 생각나는 대로 나열한 후에, 덩어리로 묶어서 재배치하는 퇴고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붕어
넵!^^
이제 지금 껏 들은 말씀들 정리해볼까합니다...
붕어


성삼재 심원마을에
밤새 겨울이 왔나봐
길이 미끄러운 아이는
학교를 오지 못하고
손님 없는 식당에서
엄마 품에 안겨 있겠지

지난 겨울 어느 날
그날도 눈이 왔어
흥부골에서도 가장 가난할 것 같은
꼭대기집
아버지의 전화 속 이야기
"눈이 많이 와서 못가겠어요.
오늘은 저랑 쉴게요."
그날
아빠와 불알 축 늘어뜨리고
구들방 뒹굴고 있을 아이가
많이 부러웠어

밤새 세상을 덮은 눈은
아이를
엄마, 아빠의 품으로
돌려주었지

눈이 내린 유년의 어느 날
​방구석에 쪼그려 누운 아들을
꼭 감싸던 품으로.​ 


* 여기까지 정리해봤습니다...^^;; 쉽지 않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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