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흙길

붕어 0 721

​남 땅에 가로막힌

산 아래 마지막 논으로 가는 길

열 여섯에 기재를 진 후

예순 번의 봄을 마주한 길

그 길 어디쯤 피었던 아내는

길 끝을 찾아 먼저 떠나고

그 길 어디쯤 자랐던 아들은

흙이 싫다 떠나고

홀로 걷는 걸음,

휘어진 등뼈를 따라 뿌리 내린

시퍼런 풀 무성한 길

겨우 풀칠할 만큼의 너비로

삶을 내어주던 길

길이 없었기에

길이 될 수 있었던

흙길​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카테고리
반응형 구글광고 등
최근통계
  • 현재 접속자 2 명
  • 오늘 방문자 105 명
  • 어제 방문자 106 명
  • 최대 방문자 2,936 명
  • 전체 방문자 456,511 명
  • 전체 회원수 15 명
  • 전체 게시물 15,810 개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