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웃거름

붕어 0 904

뿌리 내리고

열심히 포기벌이 한 논을 보며

지나던 농부

휑하다

거름이 부족하다

훈수를 둔다

 

그날 밤,

불안이 논두렁을 슬금슬금 넘어왔고

하루가 지나지 않아 웃거름이 뿌려졌다

 

검초록으로 낯빛을 나꾼

벼는 가슴까지 솟아오르며

빽빽하게 논을 채웠으나

 

하늘은 어둡고

긴 비는 내리고

 

해가 들어설 자리도

바람 지날 길도 없는

논 구석구석

벼는 벌겋게 주저앉았고

 

반쪽짜리 갈무리를 보고나서야

저지른 일이 무엇인가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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