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서리 내리고, 대가리에 푸릇한 뿔 하나씩 세우고 대문간에 매
달려 쳐다보는 마늘에 떠밀려 받을 엎는다 두더지 한 마리 지
나간 길을 따라 삽질 거침없어질 찰날 다리 잘린 개구리 한 마
리 피흘리며 기어나온다 몸 뒤틀리고 눈꺼풀 뒤집힌다 범행 흔
적을 지우듯 흙 덮었으나 논은 자꾸만 개구리 묻힌 곳으로 돌
아가고 발 끝에 슬그머니 두려움 붙는다 살자고 한 삽 뜨는 일
이 천근만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