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붕어 0 744

6인실 병실

남편은 누웠고 아내는 앉았다

멀고도 먼 저승 문턱에서 내뱉는 말은

연신 씨발,

아직은 이승 이쪽에서 무릎 잡고 답하는 목소리는

왜 지랄이여.

 

밥을 먹어야 살지.

밥도 안먹고 약도 안먹고

잠도 못자게 왜 이리 사람을 괴롭히는 겨.

......

 

등 좀 두들겨 봐

-두들긴다

옆으로 눕혀봐

-옆으로 눕힌다

캬아앜

-휴지를 뽑는다

이거 좀 세워봐

-침대를 세운다

똥쌌어

-기저귀를 간다

똥쌌어

-기저귀를 간다

똥쌌어

-기저귀를 간다

 

먹은 것도 없는데 똥은 어디서 나오는 거여.

 

병상과 간병의자 사이로

삼도천 물줄기 흘러들고

입은 옷 참 가벼워 보이는 두 늙은이는

연신 똥을 닦아내면서도

한 숟가락 더 먹으라며 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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