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6인실 병실
남편은 누웠고 아내는 앉았다
멀고도 먼 저승 문턱에서 내뱉는 말은
연신 씨발,
아직은 이승 이쪽에서 무릎 잡고 답하는 목소리는
왜 지랄이여.
밥을 먹어야 살지.
밥도 안먹고 약도 안먹고
잠도 못자게 왜 이리 사람을 괴롭히는 겨.
......
등 좀 두들겨 봐
-두들긴다
옆으로 눕혀봐
-옆으로 눕힌다
캬아앜
-휴지를 뽑는다
이거 좀 세워봐
-침대를 세운다
똥쌌어
-기저귀를 간다
똥쌌어
-기저귀를 간다
똥쌌어
-기저귀를 간다
먹은 것도 없는데 똥은 어디서 나오는 거여.
병상과 간병의자 사이로
삼도천 물줄기 흘러들고
입은 옷 참 가벼워 보이는 두 늙은이는
연신 똥을 닦아내면서도
한 숟가락 더 먹으라며 성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