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겨울꽃

붕어 0 843

​지난 밤 찾아왔던 추위에

발그스레해졌어

납작 엎드려

땅의 온기를 머금고 있자면

등짝을 덮는 서리쯤이야

​참을만 했지

 

뿌리내린 땅마저 얼어버린 날

삶은 오롯이

혼자 견뎌애하는 것이었고

 

풀리지 않는 땅에서 살아내는

숨결과 땀방울이

꽁꽁 얼어

아침 햇빛에 가슴을 파고 들며

시리게 반짝이는 거야

 

겨울 들녘은

부르트고 갈라진 손 부비며

견디는 꽃들이

다닥다닥 붙어 살아

눈부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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