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구들방에서

붕어 0 822

​바람 소리 창호를 찢는 겨울 밤

구들방 이불 속에 누워있자면

어느 산자락

햇볕 받으며 잘 자라준

참나무에게 고맙고

그 나무 잘라

앞마당까지 배달해준

손길이 고맙고

톱으로 자르고

도끼로 패어

아궁이 불 지핀

나의 지난 손길이 고맙고

기둥을 세우고

인방을 치고

서까래를 올린

목수의 손길이 고맙고

잔바람이라도 새어 들라

꼼꼼하게 벽을 바른

미장이의 손길이 고맙고

돌 나르고 흙 발라가며

튼튼한 구들 놓아준

구들장이의 손길이 고맙고

고맙고 고마운

손길과 땀방울들

한 칸 구들방 이불 속에

그득히 모여

연 몸을 보듬어 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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