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십 오첩 반상이 고봉으로 차려진
곡물가게에
딱새 두 마리 만찬을 즐기고
구석 그늘진 곳에서
꾸벅꾸벅 졸던 사장님은
딱새들의 식사를 방해하고 싶지 않은데
지나던 사내의 부름에
딱새도 사장님도 놀라
나른함을 쫓아내는 오후
씨 할 들깨가 조금 필요하다 하니
한 대접 푹 퍼주며
그냥 가져 가란다
지갑을 꺼내 들며
받으시라 건낸 말을
손으로 휘휘 저으시고
그냥 가져 가란다
부서지는 햇살을 받은
검은색 비닐 봉투에
빚 한 대접 담아 돌아서는
함양장
제목을 정하는 일이 아직 힘든 것을 보면,
시에 집중하는 힘이 부족한 것 같아요...
경현아 고맙다~!^^
곡물가게 사장님을부터 아직 따뜻한 사람의 냄새를 맡을 수 있고, 그것이 사람에 대한 희망의 끈을 연결시켜주지 않았나 싶어 제목에는 빛이라 적었는데.....
너무 뜬금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