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술독에 빠지다

붕어 2 1,104

건전한 성의식과

성추행 예방을 위하여

선생은

교실문을 들어서는 아이들을,

반가움 가득 채우고 달려오는 눈빛을

안아주면

안된다는 생각

 

어디 있는지 모르는 안전을 위하여

선생은

뒷산 대숲을 오르고

계곡을 찰방거리고

바위를 뛰어내리는

아이들의 심장을

움켜잡고 있으라는

생각

 

선생과 아이들 사이

벽으로 세워진

안된다는 생각들을

차곡차곡 모아

치댄다

 

삼신할매 아랫목에서 꺼내온

누룩 한 사발

이틀 밤 이슬을 먹이고

이틀 낮 볕에 씻겨

골고루 뿌려 치댄다

 

쇠벽 같은 생각들

유들유들 뭉개지고

한 나절 끓는 물 품었던

항아리에 넣어

꼬박 하루를 기다리면

들려온다

 

신이 난 송아지마냥

겅중겅중 뛰어다니는

웃음소리와

운동장을 한 바퀴 휘젓고 달려와

품에 안기는

따뜻한 체온과

만수천으로 달려가 찰방거리는

얼굴 발간 심장소리가

 

보이지 않는 생명의 향기로

우주를 뚫고 달려와

작은 항아리 속으로

나를

풍덩

빠뜨린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조성웅
치대는 생각들이 발효되는 과정이 독특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맥락이 잘 연결이 안돼 ㅠ
붕어
^^;; 고맙습니다.
카테고리
반응형 구글광고 등
최근통계
  • 현재 접속자 1 명
  • 오늘 방문자 128 명
  • 어제 방문자 521 명
  • 최대 방문자 2,936 명
  • 전체 방문자 464,894 명
  • 전체 회원수 15 명
  • 전체 게시물 15,811 개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