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10월 나락은 고개를 숙이고

붕어 3 1,352

치키차카 치키차카

나락 건조기는 돌아가고

건조기 앞을 지키고 선

담배연기 타들어가고

 

한 마지기 로타리값 3만원

이양기값 3만원

콤바인값 3만원

유박 3포 2만 4천원

우렁값 1만 2천원

물값, 막걸리값은 빼고

어림잡아 13만원

 

한 마지기에 세 가마니 수확하여

도지세 한 가마니 떼어주고

남은 것 두 가마니

 

3월부터 파종하고 모를 내어

인심 써 9월까지만 논일을 했다 치면

꼬박 3개월

아침 저녁으로 2시간씩 3개월에 180시간

유박뿌리고, 써래치고, 논두렁 만들고, 논두렁 깎고

이리저리 투자한 시간 한 열흘에 80시간

한 마지기 농사 2가마니 수확에

꼬박 들인 노동 어림잡아 260시간

최소 시급 6천원을 곱하면156만원

쌀 두 가마니 156만원 받으려면

한 가마니 78만원은 받아야하는데...

기계도 없고 땅도 없는 아랫집 형님

10마지기 농사지어 남은 나락가마니 하나에

12만원 주고 사가겠단다

정부정책을 앞세운 농협님께서

한 해 40만톤 수입에 작년 나락까지

쌀이 넘치고 흐르는 나라라

흉년이건 풍년이건 내년부터는 수매도 없단다

농사짓는 사람 없어도

먹을 것이 넘쳐나는 나라라

돈 되지 않는 것들은

쳐다보지도 말라는데

 

10월, 여기 저기 나락은

고개를 숙이고

치키차카 치키차카

건조기는 돌아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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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박상화
이 시 한편이 백남기 농민의 마음과 이나라 농부들의 마음과 다국적 농업자본에 죽어가는 전세계 농민의 마음을 다 이해하게 합니다. 기록문학의 힘은 이렇게 짧은 말로 상황을 공감하게 하는 데 있습니다. 백남기 농민을 살해한 국가폭력의 배후세력이 자본임을 보여줍니다.
김영철
이런시는 이야기시로 쓰면 훨씬더 읽기쉽고 편하게 독자에 다가섭니다 시에서 숫자가 너무 나열되면 내용은 고사하고
지루해져 버립니다
그래서 시가 어럽다는 것이지요
현실적 내용은 아프게 다가오지만 말입니다
조성웅
10월 나락은 고개를 숙이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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