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대마도 길고양이로부터

붕어 1 990

쉬어가는 발걸음 쪼그려 앉은

대마도의 밤

검은 고양이 한 마리 나타나

등 부비며 체온을 나누는데

문득, 찾아온

따뜻한 낯설음을 따라

생각에 잠긴다

 

도주의 거리를 확보하고

경계의 눈빛을 풀지 않는,

소음의 원인이고

질병의 원인이 되어

쓰레기봉투를 뒤져야하는

내 사는 곳의

고양이들

 

던져 내놓는 것이라곤

상한 쓰레기와

위장을 찌르는 뼈와

독보다 독한 소금덩이들

 

생명을 위협하는 것들만 버려둔채

던지고

짓밟고

걷어차

공존의 끈이 끊어진 길가

그곳에서

그들도

 

사람의 체온을 기억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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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박상화
조폭을 잡다가 대통령을 잡았다는 나비효과로 떠들썩한 시절입니다. 악의 고리는 연결된다는 교훈을 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선의 고리도 연결되리라 믿습니다. 그렇게 보면 길고양이를 돌보는 것은 사람을 돌보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체온을 기억하는 일은 참 중요합니다. 그러나 세상은 항상 내 맘같지 않아서, 체온을 기억하는 일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습니다만, 버려진 길고양이를 돌보는 마음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따뜻하게 하리라는 나비효과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곳이 시의 자리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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