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창호지문

붕어 2 1,170

​빗소리가 들려

가만 누워 있으면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놈들은

찰발찰방

대숲으로 떨어지는 놈들은

솨아솨아

개구리 소리가 들려

비가 오나 별이 뜨나

짝을 찾는 울음 소리

어떤 놈은 꾸괘괙

어떤 놈은 꽥꽥꽥꽥

바람 소리가 들려

불 꺼진 밤

굴뚝을 타고 우우웅

자두나무에 앉아

쉬익쉬익

새소리가 들려

밤새 별일 없었다는 듯

새벽을 알리며

짹짹짹짹

​깩깩깪깩

한 칸 구들방 윗목에 누워

가만 누워 있으면

살아 있음을 전해주는

세상을 향한 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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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박상화
창窓은 사람은 드나들지 않고 빛과 바람, 소리만 드나드는 문입니다.
호戶는 사람도 드나드는 문입니다. 이를 합해서 창호라고 합니다.
지紙는 종이입니다. 창호에 바르는 한지를 말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자를 안쓰셨으니, 지는 之일수도 있습니다. 
之로 하면, 창호의 문이 되므로, 문의 의미가 두번 중첩됩니다. 역전앞 처럼요.
지紙로 해도 중첩은 같습니다. 창호종이를 바른 문이란 의미이므로 그렇습니다.
그러니 중첩을 피하려면 그냥 창호라고 하던지, 창호지라고 해야 합니다.
고막의 의미는 시인의 심중이 종이에 있을 수도 있고, 창호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창호거나 창호지가 될 것입니다.
붕어
아, 네....새롭게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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