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아궁이 앞
금이간 시멘트 사이로
불쑥 자란 민들레
돌담 위
주황색 꽃잎을
주렁주렁 매단 능소화
시간을 놓고서야
하나 둘 보이는 것들
느티나무에 숨어
짝을 찾아 노래하는
털매미 소리
초여름 밤 더위를 몰아내는
청개구리 소리
생각을 접고서야
하나 둘 들리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