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임을 위한 행진곡

붕어 0 809

​오월이 지난 어느 날

한 달만에 집에 온 딸이

중얼거리는 노래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단다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란다

열 넷.

스스로 서기 시작한 딸이

아비 앞에서 부르는 노래

적당히 못본척

적당히 못들은척

움직이기 보다

비아냥거림을 즐기던

나약해진 아비의 삶을

콕콕 찌르는

딸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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