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밤길
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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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2016.10.19 22:13
빛이 없는 어둠은 평온하다
늘
나를 유혹하는 건
어둠 속의 빛 이었다
빛을 따라 걸었고
빛을 따라 움직였다
그러나
삶은 내 발걸음의 끝에 있었다
살에 와 닿는
풀잎에 있었다
발에 밟히는
풀의 보드라움에 있었다.
어둠은 어둠이다
어둠 속에 바람이 있고
풀이 있고
별이 있어
풀을 느끼고
별을 느끼고
바람을 느끼며
어둠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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