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들여다 보다
붕어
0
968
2018.06.21 16:27
아침 저녁
스치며 훑어보던 눈길에는
잎 푸르고 줄기 튼튼하던
고추
쪼그려 앉아 살펴보니
진액을 빠는 진딧물과
오그라든 잎이 보였다
먼 데서 보아서는
보는 듯 마는 듯 보아서는
제 몸 빨리는 고추나무의 아픔이
보이지 않았다
침침한 눈 꿈뻑이며
이파리 하나씩 들여다 보아야
고추나무 하나를 두고
살아보겠다는
진딧물이
개미가
무당벌레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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