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잠꼬대
붕어
6
1,786
2017.03.10 00:04
30년 비탈진 밭뙈기 하나에
청춘을 뿌리고
10년 단추공장 잡부로
15년 청소부로
삶이 구부러진
아버지가
새벽 네 시,
잠들지 않은 도시가 뱉어낸
토사물을 치우고
막걸리 세 병으로
아침 문 여는
아버지가
하소연 한 번 못해 본 삶이
가슴에 얹혀
오른 손 덜덜 떨리는
일흔 여섯 아버지가
도시의 한구석
반지하 골방에 잠든 채
힘겹게 흐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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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들은 군더더기가 없이 깔끔해서 좋다. 다만 제목은 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흐느낀다 와 같은 이유다. 작가는 알지만 독자는 모르는 부분이 거기있다.
사족: 근데. 김병관씨가 같은 동네에 사니? 옛날에 현대중공업에서 일했고, 왈왈이들의 합창이라는 책을 써서 전태일문학상 받았던 분인데. 지리산에 들어가 있는걸 어제 알앗네.
'왈왈이들의 합창'은 이재관씨가 쓴건데....^^;;
김병관씨는 잘은 모르고 얼굴만 아는 사이고요.
이재관씨는 딸이랑 같은 반에 아들을 보내서 재작년부터 알게 되었어요.
이재관씨는 참죽나무라고 불러요.
꽤 가깝게 지내고 있습니다..^^;;
저보고 성웅이형 아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안다고....ㅎ
참죽나무는 요즘 곡성에서 살고 있고요.
적정기술(항꾸네협동조합)과 마을 이장 등 일을 엄~청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올해는 일 하는 것 줄이고 살찌는 게 목표라고....ㅎ
청춘을 뿌리고
10년 단추공장 잡부로
15년 청소부로
삶이 구부러진
아버지가
새벽 네 시
잠들지 않는 도시가 뱉어낸
토사물을 치우고
막걸리 세 병으로
아침 문 여는
아버지가
정직하고 부지런해도
가난해야했던 삶이
가슴에 얹혀
오른 손 덜덜 떨리는
일흔 여섯 아버지가
도시의 한구석
반지하 골방에 잠든 채
숨소리 힘겹다
제목은 아직 못정했어요.^^;;
도시의 한구석
반지하 골방에 잠든 채
꿈조차 힘겹다/ 꿈 속에서 우신다/ 꿈도 무겁다..등등 그냥 '숨소리 힘겹다'도 괜찮고.
막걸리 세 병으로
아침 문 여는
- 이런 부분은 약간 기교를 섞어 줘도 좋다. 아침을 따는/ 아침을 여는/
새벽 네 시
도시의 토사물을 치우고
막걸리 세 병으로 아침을 여는
아버지가
새벽 네 시, 도시의 토사물을 치우고
희뿌연 막걸리 새사발로 아침을 여는
아버지가
새벽 네 시, 도시의 토사물을 치우고
막걸리 깨끗한 새사발로 아침의 문을 열어주는
아버지가
이제 큰 틀이 좋아졌으니, 디테일에서 이것저것 여러개 다른 표현들을 써 보고 표현을 풍성하게 꾸며보면 좋겠다. 단어 한개에 아버지의 생이 들어가기도 나오기도 한다는 걸 아는 과정일 것이다. 그런식으로 1,3연도 자꾸 주물러 가다듬어 보길 권한다. 그대로도 나쁘진 않지만 조금 싱거운 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