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생
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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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5
2021.02.13 13:00
씨 될 것 같지 않은
볼품없는 마늘을 골라
껍질을 벗긴다
백일 넘게 허공에 매달려
물 한 모금 빨아들일 수 없었지만
가슴에 진한 초록을 품고
오돌토돌한 뿌리 끝으로
생의 의지를 밀고 나왔다
그 질긴 생을 잘라
내 생을 잇고 있으니
발걸음 한 걸음 가벼워서는
안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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