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나를 보다
붕어
0
815
2020.06.15 14:39
고추 말목을 박다
어린 쥐와 마주쳤다
생각보다 먼저 움직인 발에 밟혀
배가 터졌다
피묻은 창자를 내놓고
밭둑으로 던져진 쥐
아무렇지 않게 말목을 박았으나
아무렇지 않은 게 아니었다
살 일은 있어도
죽을 일은 없는 것
널어놓은 들깨를 까먹은 것도
살자는 뜻이었을 게다
날 죽은 호미를 들고 묻으러 간 밭둑
누룩뱀 한 마리 내 죄를 삼키며 꿈틀거리고
나는
내 속에 또아리 틀고 있던 살기를
한참동안 바라봤다
반응형 구글광고 등
-
현재 접속자 1 명
- 오늘 방문자 161 명
- 어제 방문자 699 명
- 최대 방문자 6,807 명
- 전체 방문자 541,741 명
- 전체 회원수 15 명
- 전체 게시물 15,811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