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흙길
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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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2
2021.06.01 09:16
남 땅에 가로막힌
산 아래 마지막 논으로 가는 길
열 여섯에 기재를 진 후
예순 번의 봄을 마주한 길
그 길 어디쯤 피었던 아내는
길 끝을 찾아 먼저 떠나고
그 길 어디쯤 자랐던 아들은
흙이 싫다 떠나고
홀로 걷는 걸음,
휘어진 등뼈를 따라 뿌리 내린
시퍼런 풀 무성한 길
겨우 풀칠할 만큼의 너비로
삶을 내어주던 길
길이 없었기에
길이 될 수 있었던
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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