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내 요놈을 그냥

붕어 0 772

장작더미 양철 지붕 산비탈에 꼬라박기

밭 비닐 끄집어내 찢어져라 흔들어대기

마당 솥뚜껑 요란하게 내던지고

대문에 주먹질하기

추녀 끝 풍경 덜미 쉴새 없이 잡아채다

솥뚜껑 다시 집어 던지기

뒤안 대숲에 숨어 목청껏 o부렁대며

뒤숭숭한 밤 만들기

 

자정 넘어까지 이리 저리 뒤척이다

깔깔깔 까마귀소리에 불려나온 아침

세상 온통 뒤집어놓고

어디 처박혀 잠들었느냐

봄바람,

네 이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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