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냄새로부터
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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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
2021.02.13 13:07
여름 내
돌아서면 자라는 풀을 깎으며
풋풋한 풀냄새가 좋았다
그 냄새가 좋아
풀을 깎을 때마다
큰 숨을 쉬었고
마음 깊숙히 싱그러움 가득했다
젖은 눈이 쏟아졌던 겨울
눈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솔가지
쩍 갈라져 꺾였다
새벽 추위에도 얼지 않은 솔향기가
머리 속에 박혔다
그 냄새가 좋아
가는 솔가지 툭 꺾어
코에 대며
맑고 가벼워지는 몸을 즐겼다
모두
아픈 상처에서 나는
냄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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