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경칩은 뒷북을 치고

붕어 0 727

쌓이는 눈은 없었고 추적추적 비만 내렸다 냉이꽃은 계절을 모르고 피었으며 초록을 잃지 않은 배춧잎에는 애벌레가 살을 찌웠다 한 번도 얼지 못한 땅속 김장독에서 김치 익는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왔던

겨울

 

지나

 

삼월

 

경칩이 외쳤다

 

개구리들아!

깨어나라!

 

이월 우수에 일어나

고인 물마다 알 낳은 산개구리

때늦은 경칩의 외침에

삼삼오오 낄낄대는 저녁

모든 것들은

끓어오르는 가마솥 속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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