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동
주춧돌 앞에서
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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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9
2018.07.27 13:37
해남 땅끝마을
달마산 병풍삼아
터를 잡은 미황사
남도의 금강이라
줄을 잇는 발길 아래
따박따박 놓인 돌계단
오래된 석공들의 땀내를 맡으며
하나씩 올라 마주 선 대웅전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용마루와
용마루를 떠받치고 있는 기둥
그 아래
모든 무게를 홀로 짊어지고
바닥을 벗어나지 못한
석공의 노동
천년이 넘도록
비바람 맞으며
돌출의 여지없이
눌려있는 곳
저 노동이 자유롭자면
하늘이 무너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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