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성탄제

박상화 0 983

 

 

 

그대여, 

그 높은 곳에서 얼마나 외롭소

나는 이 낮은 데에서 그렇게 외롭네

눈을 감고 

귀 기울여도

가난한 그대 눈물 흐르는 소리는 들리질 않네

바람이 내 머리칼 훝고 지나가도

가난한 그대 손길은 느껴지질 않네

들리느니 지직거리는 크리스마스 캐롤과

어디로 떠나는 자동차 소리

들려야 하는 소리는 귀 멀고

느껴져야 할 손길은 마비된 외로운 성탄절

외로이 앉아 우는 예수의 눈물

남루한 소맷깃 흔드는 바람

 

그대여,

크리스마스 트리와 캐롤에 가려 거리를 서성이던 예수가 

갈 데가 없어서

굴뚝을 타고 올라가 그대 옆에 가 앉거들랑

어둡고 낮은 저 거리

오를 굴뚝이 없어서 차가운 데 쓰러진 슬픈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저 거리로 남루한 예수를 달래어 보내주게

저 슬픈 거리에 비하면

그대는 아직 외롭지 아니하고

탐욕도 없어

오직 진실의 불을 밝혀

길을 잃고 헤메는 사람들에게 등대가 되고 있는 것이니

눈을 감고 가만히 들어보면

그대의 가난한 눈물 흐르는 소리가 불빛처럼 들리고

그대의 가난한 손길이 불빛처럼 느껴진다네

이 낮은 데에서 그렇게 외롭던 내가

그대가 있어 외롭지 않으니

그대도 외롭지 않은 거네

 

 

201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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