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 1968년생 / 편의점
울어라 창근아
흐느끼지 말고 참지 말고
흐르는 대로 쏟아져 나오는 대로
통곡을 하고 주먹을 쥐고 발을 굴러가며
얼마나 오래 참아 온 눈물인가
울면 지는 줄 알고
울면 지는 것만 같아서
설움이 목구멍까지 치받쳐 올라와도
이를 물고 다시 삼켜버렸던 창근아
가족을 위해
죽어간 동료를 위해
네 삶의 터전을 위해
이 싸움 끝까지 가면 반드시 맑게 개인 날
웃으며 출근하던 푸른새벽을 다시 만나리라고
얼싸안고 팔뚝 근육에 힘을 주어
그때 울리라고
참았던 눈물이었다면
울자, 같이 울자
온 평택시가 둥둥 눈물의 바다에 떠가라고 울자
네 설움의 눈물이 70미터 굴뚝아래 떨어져 부숴지면
네 설움의 통곡이 70미터 굴뚝아래 떨어져 부숴지고 나면
두 눈을 씻고
다시 보자
설움은 어디에서 왔는가를
다시 생각하고
운다고 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다시 생각하고
굴뚝 위로 올라간 너는 지금 깃발인 것을
자본의 독이 풀린 공기를 흡입하길 거부한
노동자의 깃발인 것을
다시 생각하자
2014.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