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무용론 無用論

박상화 0 1,052

 

 

 

죽으면 다 소용없는 일인 것을

산자들의 세상에서 죽은 자가 할 일은 없는 것을

다 잊혀질 것을

다 잊혀져야만 하는 것을

 

돈도 쓰지 못하고

고통도 없고

사랑도 못하고

공기처럼 먼지처럼 

 

산자들이 필요한 때에 호명되고

필요없어지면 다시 어둠일 뿐인 것을

 

이름은 만질 수 있는 내가 아닌것을

예술도 통할 수 있는 내가 아닌것을

지식도 흩어지고 변하는 것을

남겨진 흔적도 내 것은 아니고

잊혀진다 서러워하지도 못할 것을

 

어쩌다 뭉친 기가 사람으로 나서

생각을 하고 괴로워 하고 웃기도 하며 살았지만

죽어 다시 흩어지면 

한 줌은 어디가 앉아 바위도 되고

한 줌은 어디가 누워 강물도 되는 것을

네 호흡으로 들어가 네가 되기도 하고

그렇게 없어지고 마는 것을

 

욕심을 부리고 기대를 하니 괴로운 것을

몸으로 열심히 일하면 마음이 굶지는 않을 것이니

세상에 피해 안주고 착하게 살다가

그저 사라지면 다만 깨끗할 것을

 

 

2014.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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