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 1968년생 / 편의점
다방을 가면 아직도 주는지, 엽차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터미널다방
오늘처럼 쌀쌀하고 빗방울 섞인 바람 많이 불던
어떤 늦가을 오후
난로 위에서 끓고 있던 엽차 한 잔이
묻지도 않고 내 앞에 와서
버스를 기다리고
쌍화차를 기다리고
또 무엇을 기다리느라 춥고 쓸쓸하던 젊은 날
푸르게 언 손을 따뜻하게 녹여주던
아니, 버스를 기다리기 위해
빈자리를 내어주던
다방이란 것이 아직 남아는 있는지
터미널에서의 기다림
오늘처럼 쓸쓸하고 빗방울 섞인 바람 많이 불면
군복야상 냄새, 담배냄새,
엽차 냄새가 코 언저리 어디에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2014.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