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일주문 1

박상화 0 979

 

 

 

기둥이 하나인 문은 들어갈 수 없고, 

취해야

비로소 들어갈 수 있다. 

삼겹살이 초록빛 상추의 강보에 싸여 

일주문을 들어왔다

스님은 살생에 대해 혀를 차셨지만

내치지 않으셨다

담배는 일주문 앞에서 연기처럼 돌아섰고

소주는 찬바람 부는 저녁 내내

속 빈 절간에 불을 질렀다

등신공양, 삼겹살이 제 몸을 태워

기나긴 암흑의 터널을 용맹정진하는 공부 끝에

눈부신 금빛으로 해탈하였다는 

한 소식이 들려왔다

근심은 몸 안에 있어 내치기 어렵고

해탈은 몸 밖에 있으니 가지기 어려워라

아무리 제 속을 태워

용맹정진을 해도 해탈하기 어려우니

공부 부족한 놈은 

속 빈 절간에 불이라도 싸질러 볼 수 밖에

 

 

201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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