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암 병동 - 정리된다는 것에 대하여

박상화 0 1,002

 

 

 

진단을 받은 사람도

아직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도

마찬가지

우리의 병명은 암이다

 

살아 남기 위한 스트레스에서 아무도 자유롭지 못하고

성직자의 말씀도 짜증스럽다

스트레스를 피하는 방법을 쓴 책이 홍수처럼 넘치고

평온을 준다는 미디어의 쓰나미 속에서

마실 수 있는 한방울의 물을 찾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한 잔의 커피와

한 사발의 술로

하루 하루의 통증을 이겨야 하고

아무도 잠들지 못하는 긴 밤이 지나면

진땀을 훔치며 시작하는 아침이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얼마나 남았을까

얼마나 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직 어린 아이들과 함께

절벽처럼 수직으로 단절되는 삶은 

너무 불공평하다

볼멘 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몇은 문을 나가 지워지고

남은 사람들끼리는 

눈을 마주치는 것이 금지되었다.

 

 

201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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