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서리가 하얀 아침

박상화 0 1,062

 

 

 

서리가 하얀 아침이 나는 서럽다

딸 애는 피곤했다

서리가 하얀 아침 늦잠을 자고 말았다

밤새 인터넷하느라 늦잠을 잔다고

마누라는 서리가 하얀 고함을 쳤다

너무 무서워 얼이 빠진 딸은 

잠이 덜 깬 서리가 하얀 차를 끌고 줄행랑을 쳤다

어린 아들은 문 앞에 서리가 하얀 영문을 몰라 

재빨리 눈치를 봤다

전화 속에서 딸이 흐느껴 울었다

서리가 하얀 길 가에서 

딸은 깨진 범퍼를 들고 울고 있었다

내 차 범퍼만 깨진 가벼운 사고였지만

도와달라니 와 본 경찰은 서리가 하얀 과태료를 끊어주었고

딸은 가난한 아빠를 깨뜨린 것이 미안해서 자꾸 울었다

마누라는 눈치를 보고

아들은 학교에서 가족들의 안부를 물었다. 

괜찮다 다 괜찮다

그만하기가 천만다행이다

모두를 다독여 놓고

깨진 범퍼를 철사로 꼬매볼까 본드로 붙여볼까

이런저런 궁리를 하느라 쭈그려 앉아 

담배만 빡빡 피워대는 

서리가 하얀 아침 

 

 

2014.11.14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카테고리
반응형 구글광고 등
최근통계
  • 현재 접속자 4 명
  • 오늘 방문자 440 명
  • 어제 방문자 534 명
  • 최대 방문자 2,936 명
  • 전체 방문자 468,459 명
  • 전체 회원수 15 명
  • 전체 게시물 15,811 개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