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 1968년생 / 편의점
왼손을 오른손이 잡아줄 때가 평화,
오른손을 오른손이 잡아주는 건 싸울 때.
오른손이 시리면 왼손이 감싸주고
왼손이 받치면 오른손이 덜어내라고
하나님은 왼손과 오른손을 따로 만드셨지.
서로 안 맞는다고 투덜대는 사람아,
왼손을 잡는 오른손의 마음은 기도,
오른손을 잡는 오른손의 마음은 경계,
똑같이 오른손이면 둘이 똑같으면
둘 다 시리기만 하고
둘 다 받치고만 있어, 고통에서 빠져나올 수 없겠지.
같다지만 실은,
심장과 오른손은 맞붙이면 반대지.
하나가 등을 돌려야만 포갤 수 있지.
다르다지만 실은,
왼손과 오른손을 맞붙이면 둘은 똑같고
오른손과 왼손은 마주보면 포개지는 것.
그러니 마주보는 것 얼마나 좋은가,
그러니 너는 차고 나는 뜨거운 것이 어째서 나쁜가,
내 마음 너 같지 않다고 화가 난 사람아.
2019.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