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 1968년생 / 편의점
루이스는 요리사 45년째
45년간 주방에 서있어야 했고
걷기보다 서있기에 주력한 그 다리와 허리는
나무 둥치를 닮았다 굵고 튼튼하다
루이스의 다리엔 뿌리가 났다 바닥을 파고 들어가
주방을 움켜쥐고 중심을 잡고 있었다
중심을 잡는 건, 바닥을 파고 들어간 자만이 할 수 있는 일
어떤 사람들은 서서 버티는 나무가 되기도 하고
나무가 된 어떤 나무는 걷기도 한다
걷는 다는 건
그리움이 뿌리의 힘을 이긴다는 것
뿌리가 들려도 중심을 잡을 수 있다는 것
2018.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