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봄비

박상화 0 825

 


가지마다 눈물이다. 저 나무,

온 몸으로 운다. 지난 겨울은 혹독했다고,

팔이 꺾이기도 했고, 뿌리가 얼어붙고,

단단한 껍질조차 갈라 터지던 저녁마다,

아직 울 때가 아니라고, 눈물을 삼키며

얼마의 시간을 홀로 서 있었던가.

봄바람에 깨어, 봄비 맞으며

이제 운다. 감추어 두었던 눈물이

온 몸에서 나온다. 이젠

울어도 된다는 듯이, 언 마음이 풀리는 게

봄이라는 듯이. 실컷 울라고

봄비가 내린다. 우는 등을 두드려주며

봄비가 내린다.

 

 

 

2018.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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