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입장의 동일함*

박상화 0 941

 


우리가 선 곳이 우묵하게 파인 땅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고여 물거울이 되었으리

가로등 불빛 하나 동그랗게

우리 가슴에 비출 수 있었으리

우리 가슴 바람 불고 일렁이는 파문이어서

불빛이 수백으로 찢어지더라도

저마다 찢어진 불빛 하나씩 간직했다가

귓전에 남루한 옷깃에

한사코 매달리는 바람이 자면

다시 모이노라

거칠고 우묵한 땅에 선 그대여

우리는 같은 땅에 발 딛고 서 있다

어둠과 불빛을 같이 비추며

똑같이 우묵하고 춥다


*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

 

 

2018.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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